주식 트래커

실적 발표도 안 했는데 목표가 상향…증권가가 찍은 ‘어닝 서프라이즈’ 후보는

반도체 랠리 기대감 여전…삼전닉스가 또 리드할까

실적 발표 전 시장기대감이 주가에 실질적 영향

여의도 증권가.[연합뉴스]7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증권가가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높은 종목 찾기에 분주하다. 최근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만큼, 증권가 눈높이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수혜 종목을 담기 위한 투자자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2분기 실적 프리뷰 보고서를 잇달아 발간하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들의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과거에는 실적 발표 이후 목표가를 수정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의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발표 전에 선제적으로 눈높이를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2분기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는 분기 초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DB증권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분기 초 141조7000억원에서 현재 212조8000억원으로 50.2% 상향 조정됐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편입 확대 등에 힘입어 코스피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결국 실적으로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기업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상반기 주가 랠리를 주도한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여전히 집중하고 있다.

설 연구원은 “이번 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의 90% 이상이 반도체 업종에서 발생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추정치 상향이 전체 이익 개선을 사실상 설명한다”고 전했다.

이는 AI 메모리 시장 호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과 긍정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기대도 한층 커졌다. 자연스럽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안지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사이클은 메모리 가격 회복 이후 이익 추정치 상향과 주가 재평가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간”이라며 “과거 업사이클과 비교해 아직 피크아웃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실적 자체보다 시장의 기대가 주가에 실질적 영향 미쳐”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가 어닝 서프라이즈 후보를 선별하는 이유는 단순히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이후에도 일정 기간 주가가 추가 상승하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PEAD(Post Earnings Announcement Drift)’ 효과라고 부른다.

PEAD는 기업의 실적이 발표된 직후 시장이 해당 정보를 즉각적으로 모두 반영하지 못해 일정 기간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본시장 현상을 의미한다. 즉,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종목은 실적 발표 이후에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어닝 쇼크를 기록한 기업은 추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안 연구원은 “최근 40개 분기를 대상으로 백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영업이익 기준 어닝 서프라이즈 전략이 당기순이익 기준보다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며 “실적 발표 직후보다 발표 이후 일정 기간 주가가 추가적으로 반응하는 현상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 29개 가운데 컨센서스 범위 대비 서프라이즈(ESCR) 기준으로 선별한 종목을 15거래일 동안 보유하는 전략의 누적 수익률은 최대 97.0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는 SK네트웍스다. 이 회사는 시장 예상보다 38%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15거래일 동안 주가가 97.04% 상승하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세계 역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34% 웃돌면서 발표 후 15일간 19%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 역시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보다 55% 많았고 실적 발표 후 15거래일 동안 10%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모든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의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고려아연과 롯데케미칼, 대우건설 등 일부 기업은 기대 이상의 실적에도 단기적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이는 이미 높아진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거나 업황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결국 실적 자체보다 시장의 기대 수준이 주가를 좌우한다는 평이 나온다. 이번 2분기 실적 시즌에서도 투자자들은 단순히 ‘실적이 좋을 기업’보다 ‘시장 기대를 얼마나 넘어설 수 있는 기업인가’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인 추정치가 낙관적인 추정치 방향으로 수렴하는 종목일수록 실제 실적이 컨센서스를 웃돌 가능성이 높았다”면서 “최저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평균 추정치까지 높아진 종목은 약 58.4%의 적중률(Hit Ratio)을 기록했고 코스피 대비 월평균 2.3%포인트의 초과수익률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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